저희는 부부가 모두 이과쪽 분야 일을 해요. 저희 아이도 STEM쪽으로 공부를 할 예정이구요. 근데 저희 가족에게 고전학문, 글쓰기, 철학은 너무나 중요해서 에세이는 꼭 시키려고 해요. 잘하진 않아요. 라틴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죽은 언어라 크게 쓰임이 없을 것 같지만 영어에 근간이 되는 언어잖아요. 크게 가치를 두고 있어요. 에세이를 잘하진 않지만 틈틈히 쓰려고 노력해요. 성실한 스타일이니 선생님들이 가르침 주시면 잘 따라갈 거에요. 벌써 2년정도 되었나? 당시 상담을 진행 했던 학부모님의 이야기이며, 오렌지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블루프로그램인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 이야기다. 솔직히 너무 감동 받았다. 우리는 에세이를 교육하고, 에세이로 밥벌이를 하는 컨설턴트들이 모여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사실 에세이가 입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 입시를 떠나 한 인간이 성장하는데 글을 읽고, 사고하고, 쓰는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활동인지 잘 알고 있지만, 객관적으로보면 누군가에겐 그냥 입시를 위해 에세이 대회에서 결과하나 얻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에세이를 대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가치관은 다른거니까. 특히 요즘처럼 AI가 글도 써주는 세상에 굳이 돈을 내고 글을 배우겠다는 생각 자체가 고전적일 수 있다는거, (다시 한번 에세이 회사 대표로서 할말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보면 인정한다. (그러나, AI로 글쓰면 다 티 나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그런데 위 고객님의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나와 J가, 그리고 우리 회사 직원들이 생각하는 글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말씀해주시는데 감사한 마음도 들고, 위로 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이유는, J&B를 운영하며 나름 오랜 고충이 있었다. 물론, 고충 없는 비즈니스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마는 바로 상담에 있어서의 오랜 고민이다. 그것은 바로, 얼마만큼 설득?을 해야 하는지, 혹은 얼마만큼 영업 마인드를 갖고 고객을 대해야 하는지이다. 내 성격이기도 하고, 우리 회사의 성격이기도 한 듯한데.. 우리는 좀처럼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설득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설득이라는 표현에 있어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설득은 크게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좋은 말들과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물론, 우리는 모든 부서가 고객 응대에 있어서 최선을 다한다. 아니, 정말 최선, 그리고 최고를 위해 노력한다. 우리하고 어떻게든 좋은 인연을 맺으려는 고객님들께는 그 분들이 원하는 사항을 최대한 맞춰 드리려고 하고, 에세이에 있어서 학생이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우리선에서 약간의 무리를 해서라도 들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늘 생각한다. 이것 또한 설득이라는 범주에 들어간다면 우리는 정말 열심히 설득이라는 것은 하는 것이다. 대놓고 설득을 해보진 않았지만 고객님께서 조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아이의 상황을 같이 고민해 주길 요청 해주실 땐 정말 적극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옵션들을 제시드리고, 자세한 설명과 이해를 드리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부터 문의량이 많이 늘면서, 다소 진정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고, 허무하게 전화를 마칠 때면 "좀 더 설득이라는것을 했어야 했나?, 에세이에 관심도 없어 보이는 이 사람에게 에세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혹은 설득이 아니더라도 우리 업계(?)에서 종종 한다는 "위협"을 해 볼 필요성이 있는지 사실 고민을 안해본것은 아니다. 특히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우리와 비슷한 업종, 혹은 교육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단순히 정보만 주는 컨텐츠라기 보다는 지금 당장 이것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수 있다는 위협적인 말들을 많이 한다. 혹은, 검증되지도 않은 정보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이건 이렇게 해야 한다.와 같이 답을 주고 어떻게서든 그 사람들이 자기네들쪽으로 오게 만드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 이런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너무 설득이라는 것을 안하는것은 아닐지, 혹은 이번달에 최대한 몇명의 고객은 확보 해야 하겠다는 어떠한 영업 목표도 없는게..이게 맞는것인지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더욱 더 설득하지 않는다. 아니 설득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1. 우린 양보단 질을 택하기로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와 성향(?)이 맞고 가치관이 비슷한 고객님들이 점점 많아진다. 그리고 학생들 또한 에세이에 진심인 경우가 많아 진다. 그 말은 우리가 그들을 처음 맞이 할 때 어떠한 설득과 사탕 발린 말로 시작한 것이 아니였기에 원래부터 큰 그림이 맞은 상태에서 시작이 되었기에 나름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한가지 에피소드로.. 언젠가부터 우리 학생 고객들이 너무나 에세이에 진심이고, 열정적이고, 진정으로 열심히 하는걸 보니 컨설팅팀의 업무는 배가 되고 더욱 더 고뇌하는 일이 많아 지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J에게 장난식으로, 그냥 열심히 안하는 학생들이 많으면 우리가 리드하기가 더 편하고 회사 굴리기가 쉬울텐데~~ 라고 했는데, 열정 없는 학생들 끌고 가는게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수백배 힘들다고.. 그리고 질문이 많고 에세이에 진심인 학생들과 많이 마주하다보니 보람은 훨씬 커진다고... (그냥 소처럼 일하는 운명인걸로...ㅎ)) 하지만 에세이에 가치를 두지 않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던지, 지금 안하면 큰일난다라던지 등으로 설득과 위협으로 맞이했다면 아마 한 스텝 한 스텝 불신만 가득한채로 진행이되고 그 끝은 좋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10명이 우리에게 왔을 때 10명 다 우리 고객이 될거라고 생각하기 보단 그 중에 1-2명만이 우리 고객이 되더라도 진정성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고, 그들이 최고의 경험과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2. 부담스럽게 할수록 의심을 사고 멀어지게 만든다. 나도 학부모로서 아이의 교육 문제로 학원이나 업체들에게 연락을 할 때가 있는데, 너무 나를 설득하려고 노력한다던지 혹은 계속해서 연락을 한다면 그 회사를 의심(?) 하게 된다. "고객이 그렇게 없나?" 물론, 상대방은 진심으로 적극적으로 나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연락일수도 있지만 그게 지나치면 부담이고 억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우리 고객님들중에서도 몇군데 업체들을 경험해보시고 정작 필요할 땐 연락도 안주고, 필요하지 않을 땐 설득과 권유로 피곤하게 구는 그런곳들을 경험했던 사례들을 알려주시기 때문에 그들처럼 one of them이 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건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적이 있지만 컨설팅이라는 것도 연애처럼 서로가 어느정도 원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고객님들은 이미 우리를 프로그램을 차분히 살펴보시고, 자녀에 대한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 주시면서 서로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을 해주신다. 서로 첫인상을 이해하고 가까워질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 솔직히 설득을 한다고해서 이 분야가 될 분야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ㅎㅎ 에세이에 가치를 안두는 사람에게는 그냥 동네에 그룹으로 운영하는 학원이나 대학생 튜터 선생님 구해서 에세이 도움 받으면 될 것을, 우리와 같은 컨설팅 프로세스 등의 체계는 사치이고 럭셔리일 뿐이다. J&B를 운영하며 정말 많은 고객들을 마주하고 있지만, J가 말한것처럼 학생이 열심히하고, 질문도 많이 하고 컨설턴트들을 좀 괴롭혀(?)줘야 아이러니하게도 이끌기가 쉽고 보람이 있는것처럼 내 부서도 마찬가지다. 학부모님께서 본인의 분야 상관없이 일단 에세이에 가치를 두고 왜 우리 아이가 철학을 공부했으면 좋겠는지, 시를 잘쓰면 좋겠는지, 남들 다하는거 말고 독창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공유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보람이 있고 긴말하지 않아도 되서 좋다. 에세이만해서 회사 운영이 되겠냐는 그 유학원장의 말이 생각난다. 나름 에세이만 파고, 에세이를 더 가치있게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에세이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우리를 찾아 주시는 고객님들이 많아서, 그리고 그렇게 우리와 가치를 실현해주시는 고객님들이 계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