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그린프로그램 학생이 너무 많아지는데.. 1:1만 고집하지 않고 이 프로그램만큼은 그룹으로 해보는게 어떨까? 3년전에 내가 J에게 던졌던 질문이였다. 우리의 모든 프로그램은 1:1로 진행이 되지만 그린프로그램은 특성상 그룹으로 해봐도 될 것 같았고, 그룹으로 진행하면 한 세션에 여러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보니 운영면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 같았다. 내 예상대로 그룹으로 진행하다보니 한 명을 위해 한 슬럿을 확보 하는 것이 아닌 3명에서 5명까지 채울 수 있고, 수익적인면에서도 만족스럽기도 했다. 물론 1:1로 하는것에 비해선 한 명이 내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그 수가 3명, 5명일 땐 당연히 1명만으로 구성되는 세션보다 훨씬 수익적인 측면에서 이득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룹수업 특성상 혹시라도 한 세션에서 한 명이 일정이 어려워 빠지더라도 그 수업은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운영에 있어서 참 편했다. 예를 들어, 1월초에 한 그룹의 세션이 시작되었다하면 그린프로그램 전체 10개월 과정이 끝나는 시점, 10월말, 참 깔끔하게 끝났다. 1:1만 진행했던 우리가 에세이의 퀄리티, 결과 만큼이나 꽤나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부분이 학생들의 스케쥴 관리인데, 이 부분에서 큰 우려가 없다보니, 그리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가 않다보니 진작 그룹으로 할걸 그랬나..하는 생각과 함께 다른 프로그램도 이렇게 그룹으로 되면 참으로 편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이상 그룹세션을 진행하지 않는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간략하게 몇가지만 이야기 해봐야겠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룹으로 해야 할 수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수업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에세이라는 영역 만큼은 그룹수업이 맞지 않는다. 이 부분은 이전에 썼던 해우소 글 (에세이대회를 그룹으로 준비한다구요?)에서도 다루긴 했으나 그땐 에세이 대회라는 특성 때문에 그룹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린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에세이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배워보는 프로그램이고, 우리가 Lecture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 세션이 시작된다. 거기까지만 보면 1명이 그 Lecture를 듣던, 5명이 듣던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에세이에 대한 배움을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를 통해 학생이 실제로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해야 하기에 매 세션마다 in-class writing이 있고, 늘 task가 있다. 특히, in-class writing에서는 학생들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 다른 아이디어, 다른 오류로 실수를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그 학생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고, 학생의 색깔을 이해하면서 글을 봐주고, 함께 써보고, 고쳐보고, 다시 한번 쓸 수 있도록 지도를 해나가야 하는데 이는 절대 그룹에서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많은 그룹수업을 하는 에세이 업체? 혹은 클래스들을 살펴보면 결국에는 선생님이 글 하나를 제시하고, 그 글의 장점? 단점? 같은것들을 설명하고 거의 주입식처럼 수업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그 선생님의 잘못이 아닌 학생들이 여러명 모이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창작의 영역인 부분을 어떠한 답이 있는 것처럼 선생님이 혼자 답을 제시하고 그걸 학생들이 이해하게 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룹으로 하다보면 학생들것을 하나하나 이해해보고 점검하기보단 선생님이 예시 에세이를 쓰고, 그것을 이해하게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당연스럽게 수업 시간은 채웠고 뭔가 아이가 참여는 한 것 같은데 남는게 하나도 없다. 이는 우리 학부모님들중에서 많은 곳에서 그룹수업을 듣다가 결국엔 우리에게 와서 1:1을 하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대회주관하는 유명한 곳에서 히스토리 캠프있다고 해서 온라인 수업 들어봤는데.. 선생님이 주제하나 던지고 설명 하는 형식이더라구요. 아이가 참여는 열심히 했으나 글쓰는거를 배웠다고 얘기하기가 좀 그러네요" "6명이 하는 수업이였는데, 어느날은 2명만 들어오고, 어느날은 3명 들어오고.. 선생님도 딱히 상관 안하고..나중엔 관리가 안되더라구요" "저희 아이는 처음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수업에서 유독 말을 많이 하는 친구가 있고, 선생님이 그 친구만 주목 한다고 하더라구요" 위 대화에서도 언급된 부분이긴 하지만 특히나 여러명이 같이 수업을 하다보면 모두가 동등하게 말할 기회, 글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나 글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다수는 말이 많지 않은 경우가 있다. 글쓰는 능력과 말하는 능력은 사실 큰 상관 관계가 없다보니 글쓰는걸 좋아하고, 글 쓰는것을 제대로 배워보고자 하는 학생들의 상당수는 말보단 글로 표현 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고, extrovert 보단 introvert인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 introvert인 학생들은 선생님 한명이 큰 관심을 갖고 이끌어주고, 편안하게 해줄 때 교육적 효과가 더 뛰어날 때가 많다. (내가 그랬고, 내 딸 에밀레인이 그렇다.) 우리는 에세이를 지도하는 회사이지만 학생의 성향과 에세이 수행능력에는 큰 관계가 있다고 경험하고 믿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 한명 한명 지도할 때 우리 회사의 스타일, 철학도 있지만 이 학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꽤 많이 필요하고, 그렇게 했을 때 오랜시간 함께 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런것을 파악하기에 그룹수업은 학생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overwhelm한 환경일 수 밖에 없다. 그린, 오렌지, 바이올렛 - 우리 프로그램들 중 4-8학년 비교적 lower grades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최근 Summer Camp를 공식 런칭 하였다. 이 또한 고민이 되었었다. 비교적 짧은 기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니 그룹 세션을 다시 한번 해볼까? (위에 그룹세션의 단점을 쭉 나열했지만.. 경영면에선 사실 그룹수업만한게 없는건 다시 한번 인정!)라고 생각했지만 우리의 원칙대로 1:1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고객분들도 그렇겠지만 우리 또한 고객과의 주어진 짧은 시간이라도 한 세션 한 세션 진심을 다해 준비하고, 그 학생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보통 어린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들이 그룹수업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그 매력에는 비용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멀리본다면 그룹수업이 경영자에게 유리한것인지, 혹은 내 아이에게 유리한것인지 잘 따지고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