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즈니스나 그렇다. 처음에는 모든게 가슴 벅차고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그게 내 업이 되는 순간 힘들고 어렵다. 실제로 그런것이 벌써 J&B를 운영한지 10년이 넘었는데, 난 이 업무를 하면 할 수록 더 어렵다고 느껴진다.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그냥 돌리기만(?)하면 나름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업무는 같은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학생들마다 니즈와 목표가 다르고 학생들의 성격, 성향, 배움의 속도, 학부모님의 기대 등 에세이 말고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보니 이 업무를 쉽다고 말하긴 어렵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우리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고충이 있다. 여기에 하나 하나 다 나열 할 순 없겠지만 이 비즈니스를 계속하는게 맞나 고민 했던 순간도 참으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계속해서 J&B를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지, 뭐가 그리 좋다고(?) 맨날 직원들이랑 미팅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고객님들 프로젝트가 좀 더 수상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결과 뿐 아니라 과정에서는 어떻게 만족도를 높일까, 플랫폼을 잘 사용해서 좀 더 효율적인 소통 체계를 만들 순 없을까, 고객들에게 잘 맞는 아이디어를 제시 할 수 있도록 J를 쪼고(?) 컨설팅 프로세스는 지금이 최선인가 점검하고 다른건 다 직원을 통해 한다고 해도 고객 응대 만큼은 내가 해야된다는 사명감(?)으로 매일 전화를 붙들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사업 초기에는 9-5 직업에 비해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점도 있고 수익적인 측면도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 오래가지 못한다. 시간이 자유롭다고 하지만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몸과 머리는 늘 쉬지 않고 일하고 있고, 수익적인 측면도 사업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듯 늘 그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름 존버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존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뻔한 답일 순 있겠지만 결국엔 이 업무를 통해 내가 어디가선 경험하지 못할 보람이 있기 떄문에 하는 것 같다. 1. 처음엔 내가 심리상담사가 되었나 생각했다. 나의 장점을 이야기 하자면 나는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전문상담원처럼 전략적인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말빨(?)이 쎄서 사람을 압도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절한 때에 내 이야기를 하고, 그 외엔 최대한 상대방에 대해 듣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고객님들과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어쩌면 에세이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자녀에 대한, 어디서는 이야기 하기 껄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신다. 그 중 최근 3-4년 사이에 많이 듣는 이야기는, 자녀분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심리적 이슈에 관한 사항이다. 처음엔 놀랐던 사례들도 많이 있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고객님들께서 공유 해주시는 이야기다보니 더 이상 우리 J&B에 오시는 학부모님들의 자녀분들이 겪는 정신적인 어려움은 그다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한 이슈가 나름 소소한 에피소드 일 수도 있고, 어떠한 진단을 받은 경우도 상당수다. 그 분들 대부분의 공통사항은 아이가 이런 이슈가 있다보니 어떤 액티비티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고민이고, 글쓰는것은 정적인 활동이다 보니 아무래도 에세이를 하다보면 아이가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해서 상담을 요청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고객님들이 우리랑 3년, 4년, 그렇게 대학 입학까지 준비하는 경우가 많고 그 시간동안 처음엔 크게 오픈하지 않았던 고객님들이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글로 적어 낸다. 일종의 글 쓰는 것이 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의도치 않았지만 컨설팅 과정이 학생들에게는 나름의 심리 치료 같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 중간 단계에서 진행되는 client call을 통해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말 우리애가 그런 얘기를 J&B에 했는지 놀라시기도 하고, 그동안 아이가 힘들어 했던 멘탈 이슈, 그것을 저널 주제로 정한다던지 아님 커먼앱에 다뤄본다던지 등 학생 스스로 조금 더 자신의 이야기를 글을 통해 하는 것을 보며 학부모님께서 감동하시고 뿌듯해 하신다. 의도치않게 학부모님과의 상담이 심리 상담이 되었고, 학생들과의 컨설팅이 심리 치료가 되어 가는 과정들을 생각보다 꽤 자주 접하면서 큰 보람이, 생각보다 아주 큰 보람이 느껴지곤 한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뭔가 모를 위축되는 마음들이 있는데 특히 대회나 저널을 준비하며 그것이 성과가 났을 때 자신감 향상 폭은 생각 그 이상이다. 꼭 clinical level에서의 이슈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우리 고객님들 나이 또래에, 특히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우리때보다 더 많은 심리적 압박감을 갖고 살아간다. 저학년일 때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엄마 아빠에게 자주 했던 아이가 이젠 단답형으로만 이야기하고, 뭘 물어봐도 긴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그러는 과정에서 우린 학부모님들에게 좀 더 아이에 대한 이야기, 글에서 나타나는 관심 분야, 생각 등을 말해드리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학부모님들도 내 아이지만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생기고, 이것에 큰 가치와 감사를 표현해 주신다. 그런것들이 참으로 뿌듯하다. 2. 시끌시끌한 홍보보다 조용하지만 강한 홍보가 좋다. 이전 해우소글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우리는 참으로 홍보/마케팅이 어려울 때가 많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가장 기본 홍보를 생각하면 referral을 떠올릴 수도 있다. 누가 어떤 서비스를 받고 마음에 들면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는게 보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 업종은 다르다. 많이 다르다. 좋은 결과가 있었고, 프로세스가 맘에 들었다고 하더라도 아쉽게도 내 주변 지인들, 특히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에 있는 다른 학부모님께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이는 많은 고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확인 한 사항이다. 혹은 추천을 하더라도 내 아이가 어떤 서비스를 받았고, 어떠한 결과가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문의를 주신 고객님들 중에서 지인의 추천을 받았다고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이 속사정을 간혹 말씀 주시는데, 업체명 정도만 추천해주지 아이가 무슨 대회를 했고, 어떤 결과 얻었는지 등등 구체적인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그리고 참으로 아이러니한게 우리 업종은 내 아이와 같은 학교, 같은 지역 내 우리를 이용했던 사람이 많은걸 꺼려한다. 고객님들의 이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입시는 경쟁이고, 내 아이가 설령 좋은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냥 우리와 아이와의 경험으로 끝이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 또한 학부모로서 솔직한 심정은 내 아이가 하는 여러 액티비티, 공부 등을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마음을 잘 알다보니 우리는 더욱 더 고객님들이 우리와 하는 프로젝트는 그들와 우리 사이에만 있는 것이고, 결과에 대한 홍보는 일체 없고 더욱이 보안에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그게 내가 학부모로서 두는 가치이고, 그런 내 가치와 비슷한 학부모님들이 우리 J&B에 오실 거라고 생각 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홍보가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재미있게도 우리 고객님들의 형제, 자매, 남매 분들의 프로젝트 등록률은 해를 거듭할 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 직원들끼리 우스게 소리로 했던 말 중에, J&B 고객들은 외동 혹은 형제/남매/자매 모두가 우리 고객이다 (?)라는 말이 있다. 첫째 아이와의 경험이 좋아서 두번째 자녀분도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이제 12학년으로서 우리의 마지막 레드 프로그램까지 마무리를 잘 지은 고객님과 마무리 인사를 잘 했는데, 1-2년 뒤에 둘째 관련해서 문의를 주신다고 하는 경우가 이젠 보편적(?)이 되었다. 이렇게 가족내에서의 홍보(?)가 많아지다보니 너무 지인 홍보에 집착 할 필요가 없고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referral이 생기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2-3년뒤에 두번째 자녀로 인해 다시 인연을 맺은 학부모님과 그간의 소식들을 공유하고, J&B의 변화된, 성숙된 모습을 보시고 좋아라 해주신다. 우리는 매년, 아니 매달, 아니 매일 단위로 계속적으로 변화 하려고 노력하고 많은 도전들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일정 시간이 지나 찾아오신 학부모님들은 우리의 변화에 지지와 칭찬을 아껴 주시지 않는다. 자녀가 한 분인 학부모님들도,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들도 계속해서 꾸준한 시간동안 우리와 인연을 맺고 믿고 맡겨 주시는게 어찌나 큰 보람인지 모른다. 이런 보람들이 모여 계속 회사를 발전시키고, 우리를 찾는 고객님들이 계속 성장 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오늘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