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반적으로 “이기심 (selfishness 혹은 self-interest)” 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나라 인종을 떠나서 대부분 사람들은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곤 한다. 일상 인간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 우리는 이기심을 일종의 못된, 비도덕적인, 비인간적인 또는 죄악스러운 정도의 급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주인공 혹은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는 캐릭터는 대부분 착한, 이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특히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유교적인 특성과 미국 사회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기독교적인 성향을 고려 했을 때, 이 두 나라에서 “이기심” 이라는 단어는 특히 더 불필요해 보이기 까지 한 혹독한 대우를 톡톡히 받는 거 같다. 한국사회에서 이기적인 사람은 정이 없는 사람,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사회에서는 리더십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 왜 우리는 이기심에 대해서 이토록 가혹할까? 이기심이라는 것이 정말 우리 인간에게 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불필요한 것일까? 아인란트와 아담 스미스의 지혜를 통해 그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한다. 아인란트 (Ayn Rand)는 러시아계 미국 철학자이자 작가였다. Objectivism (객관성)을 기반한 그녀만의 독특한 철학적인 개념을 가지고 이기심을 조금 더 이성적인 접근방법을 통해 이해 및 해석을 시도하였다. 아인란트가 주장하고자 하는 이기심은 개인의 발전 및 행복을 위한 이성이 중심이 된 마음과 그에 따른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서 핵심은 감성이 아닌 이성이 중심이 된 점이다. 순간 드는 욱하는 감정 혹은 기분 또는 쓸데없는 고집 혹은 개똥 철학을 떠나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지지 할수 있는, 누가 들어도 납득이 될만한 일종의 과학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는 틀을 말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러한 틀은 주관성을 넘어 객관성을 띈다. 다시 말해, 아인란트가 주장하고자 하는 이기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스로의 행복과 이득만을 생각하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 행복과 이득이 한사람에게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골고루 적용되는 일종의 이타적이기까지 보이는 이기심을 얘기한다. 적어도 아인란트에게는 이기심이라는 것이 한 인간의 개인적인 삶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에게 꼭 필요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영국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 (Adam Smith)는 타계 한지230년이 넘었지만 경제학의 아버지, 보이지 않는 손 등 경제학계에서 아직도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인물이다.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이 스스로의 발전 및 행복 증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이기심으로 가득 찬 사회구성원들이 늘어날수록 사회의 경제적 발전까지 덩달아 함께 늘어난다고 굳게 믿었다. 다시 말해 스미스에게는 인간의 이기심이 자본주의 경제의 엔진과도 같았다. 이러한 인간의 이기심과 경제적 자유주의가 만났을 때 그야 말로 자본주의 경제의 대박이 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본주의 경제가 자동차라고 한다면 인간의 이기심은 자동차 원료이다.우리가 생각하는 이기심은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해를 주거나 혹은 감성에 기반 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아인란트와 아담 스미스가 주장하고 지지하는 이기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기심의 정반대이다. 감성이 아닌 이성이 중심이 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아닌 도움을 주는, 더 나아가 사회의 악이 아닌 선, 그들은 이러한 이타적인 이기심이 인간 개인에게,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정이 있을 수 있고, 이기적이면서 리더십까지 있을 수 있다. 적어도 우리가 속해 있는 현 사회에서는 이기적인것이 이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