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Why NYU?A1. “뉴욕 여행을 갔을 때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큰 매력을 느껴 뉴욕이라는 도시가 좋아졌고 그래서 뉴욕대에 지원하게 되었다.” A2. “내가 자주 쓰는 연필심 끝엔 자유의여신상이 있고, 나는 늘 그 여신상을 보며 나도 언젠간 뉴욕에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NYU의 경우 입학에세이 (supplemental essays)에 왜 NYU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그 동기를 묻는 질문이 있다. 어쩌면 굉장히 흔한 질문이다. NYU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에 대학에서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종종 묻는다. 이 흔한 질문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답변일 수가 없다. 물론 뉴욕 여행을 통해 뉴욕이 좋아져서 뉴욕대에 지원한다는 답변은 참으로 순수하고 그 어떤 답변보다 솔직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답변이 유명 유학원 혹은 컨설팅 업체에 “컨설턴트”가 낸 아이디어라면 어떨까? 우리에게 “일감”을 주던 대부분의 업체들은 고객과 우리를 직접적으로 연결해주는 방식 대신 중간에서 그들이 1차 컨설팅을 하여 글을 어느정도 써온 후 이 글이 질문에 맞게 잘 답변을 했는지, 지원하는 학교에서 좋아할만한 내용으로 답변이 되었는지 점검을 요청 한다. 또한, 이는 한국어로 작성이 되고 애매하게 “번역”이라는 표현과 함께 대필 수준으로 써줄 것을 요청한다. 아마 한국어로 글을 애매하게 써오는건 대필이라는 행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대부분 받는 “그 1차 컨설팅”이 완료된 글은 거의 초딩 수준의 글이나 다름이 없다. 뉴욕대에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자유의 여신상”을 언급하며 그 여신상을 보며 행복했던 뉴욕 여행을 떠올리며 뉴욕대에서의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는 식의 전개이다. 처음엔 학생이 작성한 글인 줄 알았다. 아니, 요즘엔 한국에 있는 학생들이라도 대부분 국제고, 외고, 외국인 학교 등에 재학 하면서 수많은 형태의 에세이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유치한 글을 써오진 않는다. 나름 우리는 중간에서 컨설팅을 한다는 그 컨설턴트들을 존중했기에 최대한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1차적으로 작성된 글이 완전히 잘못 되었음을 알리고 아이디어를 바꿔 새롭게 글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기위해선 학생의 경험, 이력, 성격 등 전반적인 사항을 알아야 하기에 최대한 개인정보는 공유하지 않는 선에서 참고할 수 있는 글의 “재료”들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럼 이런식으로 답변이 온다. “네, OO이는 굉장히 착한 친구이며, 10학년 때 OO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글을 어떤식으로 써야 하는지, 그 글을 쓰려면 최소한 학생들의 어떠한 정보가 필요한지 모르는모양이다. 컨설턴트라는 타이틀을 걸고 컨설팅이 이렇게 수준이하인 이유가 뭘까? 전 편에서 언급했듯 우리 J&B는 사업 초창기에 B2C보단 B2B 형태의 업무가 대부분이였다. 그러다보니 우리에게 업무 협력을 요청 했던 유학원, 컨설팅 업체들의 내부 경영 방식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유학”사업이 메인이기 때문에 “에세이”를 메인으로 컨설팅 할 인력을 두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할 때 유학에서 에세이는 그저 작은 파이일 뿐이다보니 외주를 주는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에게 내부에 능력자가 직접 컨설팅을 하고내 아이의 글을 직접 첨삭하는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에세이 업무를 하는것처럼 표면적으로 만들어 놓을 수 밖에 없다. 그 대상이 바로 SAT 강사들이다. 7-8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입학원서 시즌이 오면 SAT 강사들을 중심으로 해당 강사의 전공과목 혹은 유사 과목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팀으로 만들어 입학 컨설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Chemistry를 가르치는 강사는 “약대”, “의대”, “치대”와 같은 나름의 유사 전공 지원 학생들의 대학 입시를 맡게 된다. Chemistry 전공 선생님이 학교 선택이나 입학원서의 행정적인 부분은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에세이를 얼마나 안다고 컨설팅까지 할 수 있을까? 더욱이 단순 조언이 아닌 글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아이가 작성한 글을 직접 다듬는 업무까지 해야한다면? 학문적 지식을 제공하는 선생님과 글에 대해 지도할 수 있는 에세이컨설턴트는 확연히 다른 영역이다. 더욱이 이과 전공 선생님이 문과의 영역인 글까지 넘보는건 더욱이 말이 안된다. (이는 나의 편견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이렇게 SAT 강사들이 입학 “에세이” 컨설팅까지 하다보니 본인들 영역 밖의 부분이고, 그 어려움이 글에서 확연이 드러난다. 또한, 글을 쓰기 위한 재료들을 어떻게 수집해야 하는지 전혀 알길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요청한 부분에 대해 그저, “이 아이는 착합니다.”, “이 아이는 성격이 조금 예민하여 쉽게 좌절합니다.”와 같은 정보밖에 줄 수 없다. 위에 언급한 컨설턴트는 우리에게 처음 문의를 했을 때 “지인”의 소개로 왔다고 했고, 알고보니 그 “지인”이 해당 컨설턴트가 소속된 유학원의 원장이였다. 이 점을 미뤄봤을 때 이곳 원장은 SAT 강사들이 글에 대해 컨설팅 할 실력이 전혀 없음을 인정하고 쿨하게 우리를 소개해 줬을 것이다. 참으로 대범한 경영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실을 고객들에게도 공개하는지 궁금하다. 이 업체 외에 다른 업체를 통해서도 SAT 강사들의 노고를 알 수 있었다. 모두가 꿈꿀만한 dream schools에서 학, 석사 학위를 받으신 이 분은 처음에 우리에게 본인이 컨설턴트 혹은 강사임을 알리지 않은채 입학 에세이 작업을 부탁했던적이 있다. Common application essay와 총 5개 학교의 supplemental essays를 모두 완성하였는데, 이후 같은 학교 입학 에세이를 또 맡기는 것이였다. 분명히 지원했던 학교인데 왜 또 지원하는지, 혹시 우리 글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확인을 해봐야 했다. “사실 저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사람이에요. SAT 강사에요. 같은 학교에 지원하는 저희 아이들의 에세이 작업을 부탁 드립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업체인지, 본인의 타이틀이 어떻게 되는지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3-4개월 정도 진행된 컨설팅동안 친분이 쌓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SAT 강사가 들려준 이야기는 참으로 충격적이였다. - 본인은 SAT 강사인데 입학 시즌만 되면 입학 컨설턴트로 둔갑(?)하여 컨설턴트가 되어야 하는 고충 - 글쓰는데는 완전 잼병인데 대표원장은 글 작성 업무까지 본인에게 위임해 버리는 점- 에세이 템플렛을 만들어 놓고 일부 내용만 수정 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점 (이점이 제일 충격적이다!) 그나마 이 강사는 조금은 양심(?)적인게 본인에게 컨설팅 받은 아이들에게 템플렛 에세이를 제공하는점이 미안하고, 동일한 형식의 글이 매년 같은 학교 입학 에세이로 쓰일 때 언젠가는 들통날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어 이런 업무를 그만하려 한다고 했다. 템플렛을 사용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새로운 에세이를 쓰기엔 실력이 안되고, 외부에 맡기기엔 본인이 비용 부담을 해야 하는점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업무를 이어간다고 했다. 이런 템플렛은 본인들만 쓰는게 아니라 대부분 업체에서 갖고 있는 것이고, 이를 고객들은 알길이 없다고 했다. 다들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인데 본인은 이런 세계(?)에 있기엔 성격이 그리 강하지 못하다고 했다. 나는 J의 글이 좋아서 에세이컨설팅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세상에 보다 깊숙하게 들어오고나니 충격적인, 그리고 알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너무나 자주 마주한다. 슬프게도 내가 몸소 체험한 이런 불편한 진실의 이야기 보따리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강사님들은 SAT 과목에 대한 수업만 하세요. 입학에세이컨설턴트로 둔갑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갑니다. 뉴욕대에 지원하는 이유의 글은 그렇게 단순하게 쓰일 수 있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고객의 모든 글은 originality가 있어야 합니다. 책임지지 못할 일은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